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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린이 수영배움일기

강습1일차_20230905(화)

by k949 2023. 9. 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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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표이미지가 없어서 심심해서

40년 넘게 살아온 인생이지만 진짜 물과는 완전 상극의 인생이었다.  

어렸을 적 태권도 수련회 때 가서 느꼈던 수영장물에서 바닥에 발이 안 닿았던 공포감, 교회에서 제주도 수련회 갔다가 바다에서 던져졌다가 방향감을 잃고 물에서 빙글빙글 돌아 큰일 날 뻔했던 사건까지.. 그러한 기억에 때문인지 나에게 있어서 물이란 멀면 멀수록 좋은 존재였다.

고로 당연히 수영은 못했으며 못해도 딱히 불편함을 못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머리를 '땅'하고 맞은것 같은 경험을 하였다. 그게 뭐냐면

아들과 주말에 동네 수영장가서 아들이 물에서 노는 모습을 본 것이다. 요새는 학교에서 수영을 가르쳐서 그런지 아들은 다이빙도 좋아하고 나와 달리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 보였다(수영은 못함ㅋㅋ)

어쨌거나 나와 단 둘이 -그것도 물에- 놀러 간 거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을 곤두세우며 케어해야지 이러고 있는데 이 녀석이 지 키보다도 깊은 물에 너무 스스럼없이 풍덩 들어간 것이었다!!!!!!

물론 내가 미리 물에 들어가 있었고 학교에서 이미 이 수영장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바로 내 코앞에서 내 자식이 꼴 딱 꼴 딱하면서 자맥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나에게는 정말 세상 충격으로 다가왔다.

경외감..

그래 경외감이 맞는거 같다. 자식에게 경외감 비슷한 감정까지 느꼈으며 더 나를 놀라게 했던 건 바로 아들의 표정이었음. 만약에 내가 그렇게 물에서 땅에 발이 안 닿는 상황이었다? 그랬다면 나는 이미 죽었구나 하고 천국비행모드였을 것인데 이 녀석은 진짜 무슨 놀이동산 놀러 온 거 마냥 정말 재밌어 죽겠다는 듯이 지난 내 40여 년을 비웃는 거 마냥 찐으로 재미를 느끼는 표정이었다(음~파 음~파하면서 말이다)

건담무더기

서론이 매우 길었는데 결론은 아내가 사용하던 센터 수영이용권을 양도 받았다. 아내가 바빠서 잘 못 갔고 나도 회사를 퇴사한 상황이었기에 아무튼.. 그런데 양도비 3만 원을 받더라. 그리고 재양도 안된다고 함.

드디어 2023년 9월5일(화) 부터 대망의 인생 첫 수영강습을 받았다. 강습내용은 대략 물속 걷기(물적응), 숨참고 잠겼다가 나오기, 에스퍼맨 자세로 쭉 미끄러졌다가 새우등 말아서 물밖로 나오기 등등을 했다.

감사한 것은 수영선생님이 매우 친절하고 GOOD MAN처럼 보였고 나처럼 처음 배우는 사람이 나 포함 5명이나 있었다. 시작전까지는 설명 못할 두려움이 있었는데 강습을 받는 동안 눈 녹듯이 사라졌다.

현재 마음가짐은 수영계의 강백호 모드로 임하는 것임. 쓸데없이 겉 멋 들어가거나 잘못된 동작이 몸에 안베이게 최대한 가르쳐주는 대로 흡수하는 것이다. 그래서 각 종 영법으로 자유롭게 수영하면서 언젠가 우리 가족 모두가 수영으로 대통합해서 노는 그날을 한 번 그려본다.

(끝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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